이희욱 2008. 09. 22 사람들 |

‘위젯’은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설치해두고 쓰는 독립형 정보창이다. 위젯은 바깥에서 다양한 정보들을 끌어와 내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뿌려주는 ‘정보 관문’이다. 예컨대 웹사이트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오늘의 뉴스나 날씨 등을 위젯을 통해 확인하는 식이다. 시계나 달력 등 간단한 액세서리 형태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위젯도 많다. 어려운 기술을 몰라도 간단히 소스코드만 복사해 붙이면 위젯이 제공하는 다양한 컨텐트를 골라먹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그 덕분에 위젯은 웹2.0 시대의 새로운 컨텐트 유통창으로 각광받아왔다.

그럼에도 웹기반 위젯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뜻밖에도 많지 않다. 해외에선 클리어스프링이나 위젯박스 등이 대표 주자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일찌감치 위자드닷컴이 전세계 서비스와 어깨를 겨루며 위젯 전도사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유정원 인사이트미디어 사장은 위젯 뒤에 숨은 커다란 가능성을 엿봤다고 했다. 그는 위젯이 컨텐트와 컨텐트, 서비스와 서비스를 엮는 손쉽고 편리한 도구라는 점에 주목했다. 오랜 IT 기획자 경험이 그의 직감을 부채질한 셈이다.

유정원 인사이트 미디어 대표(왼쪽)와 김용민 이사.

유정원 인사이트미디어 사장(왼쪽)과 김용민 이사.

“위젯은 기업끼리 제휴를 거치지 않아도 공간만 열려 있으면 손쉽게 양쪽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습니다. 예컨대 다음 안에 삼성증권 서비스를 연동하는 식이죠. 아직은 액세서리 개념으로 인식되는 점이 아쉽지만, 앞으로 IPTV나 휴대폰 등 다양한 기기로 확장될 수 있는 잠재력 높은 도구입니다.”

블로그 마케팅에 뛰어들며 위젯에 눈뜨다

유정원 사장이 처음부터 위젯에 눈길이 꽂힌 건 아니다. 그는 다음과 네이버 등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를 거쳐 2006년 이른바 ‘웹2.0′ 열풍속으로 뛰어들었다. 국내 최대 메타블로그 서비스인 올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그칵테일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며 새로운 웹 흐름을 한가운데서 체험했다.

그 가운데서도 주목한 것이 ‘블로그’였다. ‘블로그들의 글이 한데 모이는 곳’인 올블로그를 운영하며 블로그의 힘과 가능성에 새로이 눈을 떴다. 특히 그의 관심을 끈 것은 블로그와 기업을 연계한 새로운 마케팅 방식이었다.

2007년 중순, 정든 블로그칵테일을 떠나 본격적으로 블로그 마케팅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용민 이사와 의기투합해 ‘인사이트미디어’를 설립하고 기업체들의 문을 두드리며 블로그를 활용한 마케팅과 홍보 기법을 제안하고 주선했다. 다음의 전문 블로그 서비스 티스토리 공식 마케팅 대행사로 점차 이름을 알려나갔다. 이곳 저곳에서 기업들의 문의도 늘어났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쉬웠다. 웹 흐름 변화와 더불어 너도나도 ‘블로그’에 눈길을 돌리면서, 블로그 마케팅을 내세운 신흥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기존 홍보 전문업체들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블로그 마케팅으로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다. 남들과 똑같아선 살아남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그 때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위젯이었다. 위젯을 이용하면 블로그끼리 좀더 쉽게 연결될 뿐더러 기업들도 힘들이지 않고 블로그를 활용해 서비스를 전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웹기반 위젯을 제공하는 기업이 국내에선 손꼽힐 정도라는 사실도 도전 정신에 불을 댕겼다.

“위젯은 무엇보다 관리가 편리하고 그 자체로 재미있어야 하는데요. 아직은 단순한 액세서리 중심의 위젯이 많아서 아쉽습니다. 소위 ‘대박’을 낸 위젯 성공 사례도 없는 형편이고요. 위젯은 검색사이트 검색에서도 걸리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개방을 통해 서비스를 연동하려 할 텐데, 그럴 땐 위젯이 가장 손쉽고 편리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웹이 점차 개방되는 추세이므로, 위젯의 미래도 그만큼 밝겠죠.”

유정원 사장은 위젯에 꿈을 심어보기로 했다. 처음부터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자들을 모았다. 몇 달간의 준비 끝에 지난 8월 ‘위젯‘(wezet) 시범서비스를 선보인 뒤, 기능을 다듬고 보강해 9월9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김용민 이사는 ‘위젯’ 서비스를 무엇보다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한다. “‘위젯’은 다른 서비스들과 달리, 처음부터 컨텐트와 프레임을 분리했습니다. 사진액자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운데요. 지금까지 위젯은 사진을 바꾸기 위해 액자를 통째로 떼내고 새 액자를 다는 식이었죠. ‘위젯’에선 위젯을 바꿀 때 기존 위젯은 그대로 두고 관리 메뉴에서 원하는 컨텐트만 교체하면 됩니다. 액자는 두고 사진만 교체하는 방식이니, 그만큼 편리하지 않겠어요?”

올해 안에 유럽시장 진출…글로벌 유통망 꿈꿔

그동안 다져온 블로그 마케팅 경험 덕분일까. 벌써부터 위젯 마케팅을 문의하는 기업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대여섯 업체와는 위젯 기반 마케팅을 진행했다. 서울시의 하이서울페스티벌, 삼성투신운용, 크리스찬디올, 엔케이바이오 등이 대표적이다.

유정원 인사이트미디어 사장9월22일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손잡고 다음 이용자들이 손쉽게 가져다 쓸 수 있는 위젯 서비스 ‘위젯뱅크‘에 주요 위젯들을 공급했다. 350만 다음 블로그 이용자들은 물론, 다음 카페와 티스토리, 설치형 블로그 이용자도 클릭 몇 번으로 원하는 위젯을 손쉽게 블로그에 붙여놓을 수 있게 됐다. 굳이 다음에 블로그를 만들지 않더라도 HTML 코드를 수정할 수 있는 설치형 블로그나 홈페이지라면 ‘위젯’ 사이트를 방문해 원하는 위젯을 가져다쓰면 된다.

“위젯은 배너광고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광고주 입장에선 단순히 보는 광고에서 퍼갈 수 있는 광고로 진화하는 셈입니다. 배너광고 시장이 만들어지기까지 10년, 검색광고 시장은 6~7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검색광고를 해본 업체보다 안 해본 업체가 더 많은 현실입니다. 위젯도 배너광고처럼 앞으로 몇 년은 더 성장할 시장입니다. 그 때쯤이면 주요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에도 배너광고 대신 위젯이 걸리는 날이 오겠죠.”

내친김에 해외 시장도 올해 안에 본격 두드릴 심산이다. 글로벌 광고대행사들과 손잡고 유명 기업들의 위젯을 지구촌을 대상으로 폼나게 배포하고 싶단다. 올해 11월까지 투자제안 작업을 마치고 12월까지 영미권 국가를 대상으로 우선 깃발을 꽂을 계획이다.

“우선은 블로고스피어를 넘어 카페와 게시판, 미니홈피나 개인 홈페이지로 서비스를 확장하고픈 욕심입니다. 우리 위젯이 이들 공간에 하나씩 붙는 게 첫 번째 꿈이죠. 앞으로 플랫폼이 개방되면 IPTV나 디지털 기기로도 위젯을 퍼뜨릴 수 있을 겁니다. 유·무선을 아우르는 위젯 네트워크가 만들어질 날이 머잖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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